풀꽃1 식물 좋아하세요? 언제부턴가 나를 둘러싼 배경, 내가 입고 있는 역할에 자꾸만 나를 끼워 맞추며 지냈다. 그 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마치 큰 실수를 한 것처럼 스스로 다그치고 몰아붙였다. 옥에 티가 될까, 비져나온 실밥이 될까 걱정했던 것 같다. 몸과 마음이 지쳐 나가떨어진 후에야 알았다. 배경과 역할에만 시선을 둔 채 나에게는 소홀했다는 걸. 한쪽으로 치우친 마음의 힘을 옮기기 위해 노력했다.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, 피곤하다는 이유로 미뤄 온 일을 하나씩 시작했다.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으러 가고, 보고 싶었던 전시와 공연을 예매하고,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났다.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와 내 삶의 주체로서의 나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어렵다.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지만 내 삶의 중심은 나이기에 어느 한쪽도.. 2021. 4. 24. 이전 1 다음